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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금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2다2961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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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1-06

본문

【판시사항】


[1] 계약당사자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의 성립 요건 및 계약인수 여부의 판단 기준


[2]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한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이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및 인수인의 3면 합의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중 일방이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여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이 합의하고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 이러한 계약인수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계약 주체의 변동을 초래하는 등 당사자 사이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행위인 점을 고려하여, 계약의 성질, 당사자의 거래 동기와 경위, 거래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여전히 차임청구권을 가지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는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은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454조

[2] 민법 제618조, 제629조, 제741조, 제7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4535, 54542 판결 / [2]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6다10323 판결(공2008상, 575),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4다82002 판결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케이건설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2. 10. 28. 선고 2021나567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2017. 10. 1. 이후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 및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인도 및 위 가설자재에 대한 대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 사정이 인정된다.

 

가.  피고는 대한민국으로부터 도급받은 숙소 신축 시설공사 중 철근 및 콘크리트 공사를 연평건설 주식회사(이하 ‘연평건설’이라 한다)에 하도급 주었다.

 

나.  원고는 가설자재 판매 및 임대업자로서 연평건설과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공사현장에 가설자재를 임대하였다.

 

다.  연평건설의 공사중단으로 피고는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고 공사현장을 인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시공하였다.

 

2.  임대차계약상 지위 승계를 이유로 하는 임대료 등 청구 부분 


가.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및 인수인의 3면 합의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중 일방이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여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이 합의하고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계약인수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계약 주체의 변동을 초래하는 등 당사자 사이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행위인 점을 고려하여, 계약의 성질, 당사자의 거래 동기와 경위, 거래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4535, 545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가 연평건설로부터 원고와의 임대차계약상 임차인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연평건설 등이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정산 합의 및 양도양수 합의에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차인 지위를 양수한다는 등의 언급이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가설자재의 수량 등에 관한 다툼이 생기면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가 연평건설을 상대로 2017. 9. 30.분까지의 차임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연평건설로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당사자 지위를 인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이에 대한 원고의 동의 내지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계약인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가.  관련 법리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여전히 차임청구권을 가지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는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6다1032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은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4다82002 판결 등 참조).

 

나.  2017. 9. 30.까지 청구 부분


1) 원심은 원고가 연평건설로부터 2017. 3.부터 2017. 9. 30.까지의 가설자재 임대 및 판매대금에 관한 거래사실 확인서를 받았고, 원고와 연평건설 사이에 연평건설이 원고에게 위 확인서 기재 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연평건설과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7. 9. 30.경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고,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제3자에 불과한 피고에 대하여 2017. 9. 30.경까지의 차임 상당액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2)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대차계약 종료 및 임차료 지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2017. 10. 1. 이후 청구 부분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가 연평건설과의 양도양수 합의에 따라 원고의 가설자재 등에 관하여 사용 권한을 취득하였다는 등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 이 사건 청구와 관련된 부분은 연평건설이 원고로부터 가설자재를 임차하는 내용으로, 피고가 양도양수 합의에서 연평건설로부터 원고의 가설자재 등에 관한 권리를 양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인 원고의 동의가 없는 이상 피고는 그 합의로써 임대인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 나아가 원고와 연평건설 사이의 임대차계약은 2017. 9. 말경 합의 해지되어 종료되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차물인 가설자재의 소유자로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원고가 가설자재의 미반환과 관련하여 연평건설을 상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 및 손해배상청구 등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연평건설의 채무와 피고의 채무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할 경우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원고가 실제로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한 이상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행사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임차권 양도 및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가설자재 인도 청구 및 대상청구 부분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원고가 대여한 가설자재들이 피고가 연평건설에서 구매한 것과 함께 섞여 사용되어 원고 소유의 가설자재가 특정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가설자재 인도 청구 및 이를 전제로 한 대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가설자재는 일정한 재질, 규격을 갖추고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개성이 중시되는 물건이 아니라 종류물 내지 대체물로 볼 수 있고, 그 품목에 따라 규격과 수량으로 특정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된 가설자재를 출고전표, 인수증, 송장 등을 기초로 하여 품목(품명), 규격, 수량을 특정하여 청구하였는바, 이로써 원고의 가설자재는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특정되어 있다.


피고 역시 원고를 상대로 원고의 가설자재를 공사 현장에서 반출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바 있고, 피고가 공사 현장에서 반출하였다고 주장한 가설자재 중에는 피고가 연평건설 등으로부터 구매하였다고 주장하는 가설자재의 수량을 초과하는 이른바 ‘잉여수량’이 존재하여,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 점유 가설자재에는 원고 소유 가설자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인다.

2) 피고가 점유를 취득한 가설자재는 성질상 계속적으로 반복하여 거래되는 물품으로서 곧바로 판매되어 환가될 수 있다. 피고가 자신의 점유 취득 이후 가설자재의 멸실, 혼화 등을 이유로 원고의 소유나 피고의 점유를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자료 등의 뒷받침 없이 일방적인 진술 등에만 터 잡아 원고의 소유나 피고의 점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피고는 가설자재들을 화순군 소재 회사에 보관하였다가 피고의 여러 공장으로 분산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피고의 지배영역 내에서 구체적인 보관장소만 변경하였을 뿐, 점유를 상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적어도 제1심이 인정한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범위 내에서는 원고 소유 가설자재를 점유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가설자재 인도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종류물의 특정과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석명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17. 10. 1. 이후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부분 및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인도 및 위 가설자재에 대한 대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