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 [대법원 2023. 3. 13., 선고, 2022다29399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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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0-26본문
【판시사항】
[1]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 등이 취득한 빌딩과 乙 등이 구분소유하는 빌딩 사이에 乙 등의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과 인근 주민들이 통행로로 사용하는 부지가 있고, 그중 대부분이 甲 등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는데, 甲이 乙 등을 상대로 위 통행로 중 甲 등의 소유 부분에 대한 통행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 등이 乙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한 사례
[3]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수익자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때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 사정을 모아 추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이 되는지는 권리남용 제도의 취지 및 그 근간이 되는 동시대 객관적인 사회질서의 토대 아래 개별적·구체적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등이 취득한 빌딩과 乙 등이 구분소유하는 빌딩 사이에 乙 등의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과 인근 주민들이 통행로로 사용하는 부지가 있고, 그중 대부분이 甲 등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는데, 甲이 乙 등을 상대로 위 통행로 중 甲 등의 소유 부분에 대한 통행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乙 등의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인이 해당 부분을 통행함에 제한이 없었고, 甲 등의 빌딩 부지의 전 소유자는 乙 등의 빌딩이 건축될 당시 해당 부분의 무상 사용과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을 수인했던 것으로 보이며, 甲 등은 이와 같은 이용 상황 및 소유권의 제약 상태를 알고서 빌딩 및 부지를 취득하였으므로, 乙 등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해당 부분을 통행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해당 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사용되어 온 반면 그 현상 및 용도에 전면적이고 적법한 변화가 초래되었거나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용인할 만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않으며, 나아가 해당 부분에 관하여 乙 등의 통행을 금지한다면 乙 등의 빌딩의 출입구 위치·형태·내부 구조의 특성상 출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큰 불편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甲 등이 해당 부분에 관한 소유권에 기초하여 해당 부분을 이용하는 자 중 객관적 용도에 따른 편익을 가장 필요로 하는 乙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큰데도, 이와 달리 甲의 통행금지청구를 인용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이지만, 수익자가 단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가 통행지를 본래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는 경우의 손해액이라 할 수 있는 임료 상당액 전부가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쌍방 토지의 토지소유권 취득 시기와 가격, 통행지에 부과되는 재산세, 본래 용도에의 사용 가능성, 통행지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비롯하여 통행 횟수·방법 등의 이용태양, 쌍방 토지의 지형적·위치적 형상과 이용관계, 부근의 환경, 상린지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2항
[2] 민법 제2조 제2항, 제214조
[3] 민법 제74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819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2154 판결(공2021하, 2175) / [3] 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51539 판결(공1994하, 2089),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2927, 2293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11669 판결(공2015상, 188)
【전문】
【반소원고, 피상고인】
반소원고
【반소피고(선정당사자), 상고인】
반소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10. 27. 선고 2021나12818, 128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패소 부분 중 통행금지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통행금지청구 부분에 대하여
가.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때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 사정을 모아 추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이 되는지 여부는 권리남용 제도의 취지 및 그 근간이 되는 동시대 객관적인 사회질서의 토대 아래 개별적·구체적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819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215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반소원고 및 소외 1(이하 ‘반소원고 등’이라 한다)은 2019. 12. 5. ○○빌딩 및 그 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은 반소원고 등의 위 소유권이전등기 이전부터 ○○빌딩 부지와 맞닿은 토지에 건축된 △△빌딩의 구분소유자이다.
3) ○○빌딩 부지와 △△빌딩 부지 사이에 이 사건 계쟁 부분이 있는데, 그중 대부분이 반소원고 등 소유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계쟁 부분 중 반소원고 등 소유 부분을 ‘이 사건 점유 부분’이라 한다).
4) 이 사건 계쟁 부분에 관한 이러한 소유 관계 아래에서, 반소원고 등에 앞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2는 1994. 11.경 당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3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을 기존 도로 및 통로로 사용하고 있고 △△빌딩을 건축함에 있어 도로사용을 승낙한다.’는 내용의 ‘도로사용 승낙서’를 교부하였으며, 소외 3은 이를 첨부하여 △△빌딩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5) △△빌딩은 1996. 12. 28. 사용승인되었는데, △△빌딩의 구분소유자들은 그 사용승인 무렵부터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포함한 이 사건 계쟁 부분을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을 위한 통행로로 이용하였고, 인근 주민들 역시 도보 또는 차량을 이용한 통행로로 이를 사용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에 한하여 통행금지를 명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인근 주민들은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이 사건 계쟁 부분을 통행함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고,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이 사건 계쟁 부분에 포함된 이 사건 점유 부분 역시 그 무렵부터 불특정 다수인이 통행함에 제한이 없었다.
2) 반소원고 등에 앞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2는 △△빌딩 부지 소유자 및 △△빌딩의 구분소유자들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을 무상 사용하도록 하였음은 물론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까지 수인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은 △△빌딩의 건축허가 과정에 반영되었다. 반소원고 등은 이와 같은 이용 상황 및 소유권의 제약 상태를 알고서 ○○빌딩 및 그 부지를 취득하였으므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통행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3) 해당 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사용되어 온 반면, 그 현상 및 용도에 전면적이고 적법한 변화가 초래되었거나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용인할 만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않으며, 나아가 이 사건 점유 부분에 관하여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통행을 금지한다면 △△빌딩의 출입구 위치·형태·내부 구조의 특성상 그 출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큰 불편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소원고 등이 이 사건 점유 부분에 관한 소유권에 기초하여 해당 부분을 이용하는 자 중 객관적 용도에 따른 편익을 가장 필요로 하는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권리남용 항변에 대하여 명시적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실상 이를 기각하는 취지에서 반소원고의 통행금지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통행금지청구권 및 그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에 대하여
가.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이지만(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51539 판결 등 참조), 수익자가 단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가 통행지를 그 본래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는 경우의 손해액이라 할 수 있는 임료 상당액 전부가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쌍방 토지의 토지소유권 취득 시기와 가격, 통행지에 부과되는 재산세, 본래 용도에의 사용 가능성, 통행지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비롯하여 통행 횟수·방법 등의 이용태양, 쌍방 토지의 지형적·위치적 형상과 이용관계, 부근의 환경, 상린지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2927, 2293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1166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이, 반소원고 등이 이 사건 점유 부분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사실관계 및 위 법리를 토대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통행로로 사용하였기에 반소원고 등에게 사용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그 이득액은 통상적인 점유·사용에 따른 임료의 50%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점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 부당이득액의 산정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패소 부분 중 통행금지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