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행사방해교사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22도582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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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7-26본문
【판시사항】
[1] 교사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행위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자기의 소유가 아닌 물건이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의 공범이 될 수 있는 경우
【참조조문】
[1] 형법 제31조
[2] 형법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 제32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공2000상, 890) / [2]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공2017하, 1433),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도14623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4. 26. 선고 2021노20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에 있는 지상 5층 ○○○○○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을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건축하여 관리하고 있다.
공소외 1은 이 사건 건물 및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공탁금, 등기비용 기타 소요자금 7억 원을 대납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건물 5층에서 약 2개월 동안 아내인 피해자 공소외 2를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임시로 거주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9. 11. 4. 22:10경 이 사건 건물 5층에서 피해자를 만나 위 돈이 입금되지 않았다면서 퇴거를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피해자의 가족을 내쫓을 목적으로 아들인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건물 5층 현관문에 설치된 디지털 도어락(이하 ‘이 사건 도어락’이라고 한다)의 비밀번호를 변경할 것을 지시하였고,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변경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점유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인 이 사건 도어락에 대한 권리행사방해를 교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도어락이 피고인 소유의 물건으로서 형법 제323조에서 규정한 ‘자기의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인정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관련 법리
교사범이 성립하려면 교사자의 교사행위와 정범의 실행행위가 있어야 하므로, 정범의 성립은 교사범 구성요건의 일부이고 교사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행위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 등 참조).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므로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판단한 바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도어락은 피고인 소유의 물건일 뿐 공소외 3 소유의 물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이 자기의 물건이 아닌 이 사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고, 이와 같이 정범인 공소외 3의 권리행사방해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교사자인 피고인에 대하여 권리행사방해교사죄도 성립할 수 없다.
다. 그런데도 피고인에 대하여 권리행사방해교사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권리행사방해죄에서 ‘자기의 물건’, 교사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