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자동차운송사업계획변경개선명령취소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1두390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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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7-07본문
【판시사항】
[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운송사업자에 대하여 사업계획의 변경이나 노선의 연장·단축 또는 변경 등을 명하는 개선명령이 행정청의 재량행위인지 여부(적극) 및 개선명령의 결과로 동일노선을 운행하는 다른 운송사업자의 운행수익이 종전보다 감소될 것이 예상되더라도 공익상의 필요가 우월하고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개선명령이 적법한지 여부(적극)
[2]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의 대상과 판단 기준 / 행정청이 행정행위를 할 때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 그 행정행위가 위법한지 여부(적극) /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
【참조조문】
[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3조 제1항, 행정소송법 제27조
[2] 행정소송법 제26조[증명책임], 제27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두3768 판결,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두13484 판결
[2]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6두47567 판결,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두34384 판결(공2020하, 1384),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두60899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 외 1인
【피고, 상고인】
경상남도지사
【피고소송참가인, 상고인】
△△△△△△△ 주식회사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1. 4. 14. 선고 (창원)2020누116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운송사업자에 대하여 사업계획의 변경이나 노선의 연장·단축 또는 변경 등을 명하는 개선명령은 여객을 원활히 운송하고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공공복리상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 행정청이 직권으로 행하는 재량행위이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두376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개선명령의 결과로 동일노선을 운행하는 다른 운송사업자의 운행수익이 종전보다 감소될 것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개선명령의 목적과 경위, 그로 인해 관련 운송사업자의 수익변동에 미치는 영향, 당해 노선을 운행하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익 등 관련 당사자의 사익과 공익을 비교 형량하여 볼 때 공익상의 필요가 우월하고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면 이는 재량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적법하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두13484 판결 등 참조).
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기초한 공익 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이 독자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고 해당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사실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판단 기준이 된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두60899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 그 행정행위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두3438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해서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이 증명책임을 진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6두47567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2019. 3. 28. 피고소송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서울남부터미널과 창원시 진해구 소재 용원시외버스센터를 왕래하는 시외버스 노선 중 1일 9회에 관하여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하도록 운행경로를 변경하는 내용의 개선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면서, 단순히 이를 통해 마산 남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증진될 것이라고 전제하였을 뿐 원고들을 비롯한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운행현황과 수익에 대한 영향, 마산 남부지역의 실제 수송수요 및 참가인들의 기존 노선 이용자들이 입게 될 침해 정도 등의 사정들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은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16. 3. 23. □□□□□□□ 주식회사 등에 대하여 서울남부터미널과 경남 함안군 소재 군북버스터미널 등을 왕래하는 시외버스 노선 중 1일 3회에 관하여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하도록 운행경로를 변경하는 내용의 개선명령(이하 ‘이 사건 선행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마산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 사이를 고속버스로 1일 64회 운행하던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선행처분의 무효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2개의 노선에 관하여는 원고들의 청구가 배척되었고, 1개의 노선에 관하여는 피고가 경상북도지사와 미리 협의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인정되어 이 사건 선행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받았다.
나)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부터 기차역인 마산역까지(이동거리 약 7km)는 자동차로 약 25분 소요되고,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부터 마산고속버스터미널까지(이동거리 약 6km)는 자동차로 약 20분 소요된다.
2)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소송이 종결된 후 이 사건 처분을 할 당시 피고는 원고들의 운행현황과, 이 사건 처분과 같은 개선명령이 원고들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들에 대하여 의견을 조회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대안을 살펴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원고들을 비롯한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운행현황과 수익에 대한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이 사건 선행처분으로 비로소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과 서울 사이를 운행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신설되었으나 그 운행횟수는 1일 3회에 불과하였고,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이 사건 선행처분 이후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운행되는 시외버스 노선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었음에 비추어 이 사건 선행처분만으로는 마산 남부지역의 수송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였다고 보이는 점, 피고가 관할 구역 내 도시개발 현황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처분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마산 남부지역의 수송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참가인들의 기존 노선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운행거리와 시간이 다소 늘어나게 되는 등 교통상 불편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처분으로 증대되는 마산 남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에 비하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일 뿐만 아니라 처분에 앞서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더라도 쉽게 예상하여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다.
라.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다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마산 남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상당히 증대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을 비롯한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나 참가인들의 기존 노선 이용자들에게 발생하는 교통상의 불편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의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