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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금 [대법원 2022. 6. 9., 선고, 2017다24784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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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5-12

본문

판시사항 


[1]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의 소멸기간이 제척기간인지 여부(적극)

[2]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지난 뒤에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받는 당사자가 기간이 지난 사실을 알면서도 기간 경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경우, 민법 제18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제척기간 경과로 인한 권리소멸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 다만 이 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에 관한 소멸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한다.


[2]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지난 뒤에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받는 당사자가 기간이 지난 사실을 알면서도 기간 경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는, 소멸시효 완성 후 이익의 포기에 관한 민법 제18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제척기간 경과로 인한 권리소멸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적 규율이 없는 사안에 대하여 그와 유사한 사안에 관한 법규범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양 사안 사이에 공통점 또는 유사점이 있어야 하고 법규범의 체계, 입법의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유추적용이 정당하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은 청구권에 관한 것으로서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않은 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거나 효력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소멸시효와 비슷하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시효 완성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다(민법 제184조 제1). 한편 어떠한 권리에 대하여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경우에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고 의무자는 채무이행을 면하는 법적 이익을 얻게 된다.


제척기간을 정한 규정의 취지와 목적, 권리의 종류·성질 등에 비추어,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경우와 같이 기간 경과로 인한 이익 포기를 허용해도 특별히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라면,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민법 제18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당사자에게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여 법률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사정과 형평에 맞는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제척기간은 일반적으로 권리자로 하여금 자신의 권리를 신속하게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데 그 제도의 취지가 있으나,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성의 정도는 개별 법률에서 정한 제척기간마다 다를 수 있다.


상법 제814조 제1항은 해상운송과 관련한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청구권의 행사기간을 1년의 제소기간으로 정하면서도 위 기간을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송인과 송하인 또는 수하인 사이의 해상운송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으나, 해상운송에 관한 분쟁 가운데는 단기간 내에 책임소재를 밝히기 어려워 분쟁 협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 조항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당사자들에게 제소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분쟁에 대한 적정한 해결을 도모할 기회를 부여하고자 당사자들이 기간 연장을 합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은 해상운송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채권·채무에 적용되는데 해상운송인을 보호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증명곤란의 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제척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척기간과는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이 이 조항에서 제척기간을 정한 취지와 목적, 권리의 성질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당사자에게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여 법률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사정과 형평에 맞는 해결을 가능하게 하더라도 특별히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1] 상법 제814조 제1

[2] 상법 제814조 제1, 민법 제184조 제1


참조판례


[1]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205947 판결(2019, 1384)

[2]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22682, 22699 판결(1995, 3904),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226135 판결(2020, 977)



전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휴맥스해운항공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7. 6. 29. 선고 2017745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1심판결과 원심판결의 피고 당사자 표시 중 휴맥스해운항공 주식회사주식회사 휴맥스해운항공으로 각 경정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이하 대우조선해양이라 한다)는 해상운송인인 피고와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수하인으로서 2013. 12. 4. 이 사건 화물을 인도받았는데, 이 사건 화물은 인도 당시 해상운송 중 악천후로 이미 손상된 상태였다.


. 대우조선해양은 2014. 12. 15.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의 손상에 대해서 "보험처리가 완결되지 않아서 Time bar(구상시효) 연장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그 연장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4. 12. 18. "시효를 2015년까지 연장하는 데 동의한다."라고 회신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해상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피보험자인 대우조선해양에 이 사건 화물 파손으로 인한 손해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원고는 대우조선해양이 피고에 대하여 갖는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취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화물의 인도일부터 1년이 지난 뒤인 2015. 12. 2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 피고는 이 사건 소가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소기간인 운송물을 인도한 날부터 1년이 지난 뒤에 제기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2. 원심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보아 이를 각하하였다.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운송인의 채무는 확정적으로 소멸하며 그 이후에 당사자 사이에 제소기간 연장의 합의를 하더라도 이미 소멸한 권리가 다시 살아난다고 볼 수 없다. 제척기간이 지난 권리는 당사자의 원용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히 소멸하므로, 소멸시효 완성 후 이익의 포기와 같은 경우를 생각할 수 없다.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이 지난 뒤에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고, 피고가 이 사건 화물 인도일부터 1년이 지난 뒤인 2014. 12. 18. 제소기간 연장에 동의하였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3. 대법원 판단

 

.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 다만 이 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에 관한 소멸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205947 판결 등 참조).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지난 뒤에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받는 당사자가 기간이 지난 사실을 알면서도 기간 경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는, 소멸시효 완성 후 이익의 포기에 관한 민법 제18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제척기간 경과로 인한 권리소멸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법적 규율이 없는 사안에 대하여 그와 유사한 사안에 관한 법규범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양 사안 사이에 공통점 또는 유사점이 있어야 하고 법규범의 체계, 입법의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유추적용이 정당하다고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226135 판결 참조).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은 청구권에 관한 것으로서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않은 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거나 효력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소멸시효와 비슷하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시효 완성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다(민법 제184조 제1). 한편 어떠한 권리에 대하여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경우에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고 의무자는 채무이행을 면하는 법적 이익을 얻게 된다.


제척기간을 정한 규정의 취지와 목적, 권리의 종류·성질 등에 비추어,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경우와 같이 기간 경과로 인한 이익 포기를 허용해도 특별히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라면,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민법 제18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당사자에게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여 법률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사정과 형평에 맞는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2) 제척기간은 일반적으로 권리자로 하여금 자신의 권리를 신속하게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데 그 제도의 취지가 있으나(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22682, 22699 판결 참조),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성의 정도는 개별 법률에서 정한 제척기간마다 다를 수 있다.


상법 제814조 제1항은 해상운송과 관련한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청구권의 행사기간을 1년의 제소기간으로 정하면서도 위 기간을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송인과 송하인 또는 수하인 사이의 해상운송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으나, 해상운송에 관한 분쟁 가운데는 단기간 내에 책임소재를 밝히기 어려워 분쟁 협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 조항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당사자들에게 제소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분쟁에 대한 적정한 해결을 도모할 기회를 부여하고자 당사자들이 기간 연장을 합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은 해상운송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채권·채무에 적용되는데 해상운송인을 보호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증명곤란의 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제척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척기간과는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이 이 조항에서 제척기간을 정한 취지와 목적, 권리의 성질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당사자에게 그 기간 경과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여 법률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사정과 형평에 맞는 해결을 가능하게 하더라도 특별히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 원심판결 이유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지난 뒤에 피고에게 기간 연장을 요청하였고 피고가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제척기간이 지난 사실을 알면서도 그로 인한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위와 같이 기간 연장에 동의하였는지를 살핀 뒤에 그에 따라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판단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에 대해서는 그 기간의 경과로 인한 이익의 포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위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상법 제814조 제1항에서 정한 제척기간 경과 이익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1심판결과 원심판결의 피고 당사자 표시에 명백한 오기가 있어 이를 직권으로 경정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김재형(주심) 안철상 이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