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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758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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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3-24

본문

【판시사항】

[1] 금융기관의 임원이 대출과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금융기관의 이사가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을 하면서 단순히 회사의 영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일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러한 이사의 행위가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주식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지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금융기관의 임원은 소속 금융기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므로 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임원으로서 임무를 다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임원이 위와 같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하였는지는 대출결정에 통상의 대출 담당 임원으로서 간과해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관련 규정의 준수 여부, 대출의 조건, 내용과 규모, 변제계획, 담보 유무와 내용, 채무자의 재산과 경영상황, 성장가능성 등 여러 가지 사항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정해야 한다.

[2]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은 부동산 개발 관련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하여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의 현금흐름을 대출원리금의 주된 변제재원으로 하는 금융거래이므로, 대출을 할 때 이루어지는 대출상환능력에 대한 판단은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평가에 주로 의존한다. 이러한 경우 금융기관의 이사가 대출 요건인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관하여 심사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ㆍ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하였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아 이사로서 통상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나중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이사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임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회사의 영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일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게 한 경우에는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ㆍ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3]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민법 제387조 제2항).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주식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한 임무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이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위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참조조문】

[1] 상법 제382조제2항, 제399조, 민법 제681조
[2] 상법 제382조 제2항, 제399조, 민법 제681조
[3] 상법 제382조 제2항, 제399조 제1항, 민법 제387조 제2항, 제390조, 제68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다52407 판결(공2002하, 1650),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공2007하, 1346) / [2]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다39935 판결(공2008하, 1125),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0521 판결(공2011하, 2306) / [3] 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공1985, 1049),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2496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파산자 경기저축은행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8. 30. 선고 2017나20588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841,800,000원에 대하여 2006. 8. 30.부터 2016. 11. 8.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기본적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는 2004. 2. 7.부터 2007. 9. 10.까지 경기저축은행 주식회사(이하 ‘경기저축은행’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경기저축은행은 2006. 8. 30. 주식회사 이휴먼디엔씨(이하 ‘이휴먼디엔씨’라 한다)에 50억 원을 대출하였고(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 피고가 대표이사로 이를 승인하였다. 이 사건 대출은 이휴먼디엔씨가 대구 달성군 (주소 생략)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지매입 등을 위해 받은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스(Project Finance) 대출이다.

경기저축은행은 2013. 7.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하합88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원고는 2013. 1. 21.부터 2013. 4. 26.까지 경기저축은행이 상호저축은행법, 상호저축은행 표준대출 규정 등을 위반한 부실ㆍ부당대출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관련자들에게 부실책임이 있는지를 조사하여 이 사건 대출이 부실ㆍ부당 대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 등(상고이유 제1~4점) 

가.  금융기관의 임원은 소속 금융기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므로 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임원으로서 임무를 다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임원이 위와 같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하였는지는 대출결정에 통상의 대출 담당 임원으로서 간과해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관련 규정의 준수 여부, 대출의 조건, 내용과 규모, 변제계획, 담보 유무와 내용, 채무자의 재산과 경영상황, 성장가능성 등 여러 가지 사항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정해야 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다52407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참조).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은 부동산 개발 관련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하여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의 현금흐름을 대출원리금의 주된 변제재원으로 하는 금융거래이므로, 대출을 할 때 이루어지는 대출상환능력에 대한 판단은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평가에 주로 의존한다. 이러한 경우 금융기관의 이사가 대출 요건인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관하여 심사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ㆍ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하였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아 이사로서 통상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나중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이사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임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회사의 영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일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게 한 경우에는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ㆍ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다39935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0521 판결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1) 이 사건 대출이 사업의 초기 자금을 대출해주는 이른바 ‘브릿지 론’(Bridge Loan)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의 타당성이나 수익성, 분양가의 적정성, 분양 완료 가능성과 예상 분양수입금 규모 등은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심사요소이다.

(2) 피고는 채권회수조치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휴먼디엔씨는 2005. 4.경 자본금 53,000,000원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매출액이 없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없었다. 이휴먼디엔씨가 사업부지에 설정한 우선수익권은 담보 평가액이 약 743,000,000원에 불과하고, 우선수익권은 사업의 성패에 따라 상환 여부가 결정되므로 실질적으로 담보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연대보증인인 이휴먼디엔씨의 대표이사, 이사와 관계회사 등에 대해 소득이나 재산현황 자료 등을 조사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보증을 받았다. 이휴먼디엔씨가 제공한 주식,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서, 시행권 포기각서, 사업주체 명의변경 동의서 등은 사업의 성패에 따라 담보가치가 좌우되어 실질적으로 담보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는 채무상환능력이 불확실한 이휴먼디엔씨의 유동성 위험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사업타당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단지 수익성이 높은 대출로서 회사의 영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이 사건 대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하나글로벌감정평가법인은 이 사건 대출 전에 사업성을 검토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사업부지 매입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대구 달서구 일대 미분양 부동산이 많으며 이휴먼디엔씨가 제시한 분양대금이 지나치게 높아 분양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 사업성이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피고는 이에 대해 추가로 검토하거나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 사건 대출을 진행하였다. 피고는 이휴먼디엔씨의 사업시행 실적, 인허가사항, 분양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이휴먼디엔씨가 제시한 사업계획서만을 토대로 사업개요 등을 검토하는 데 그쳤다. 이 사건 사업은 이 사건 대출이 이루어진 때부터 6개월이 되지 않은 무렵 관할 관청으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되었다.

사업부지의 접근성이나 교통상황이 좋다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판단이나 삼환기업 주식회사가 시공사로 참여할 예정이었다는 사정 등만으로 피고가 사업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변론주의와 증거재판주의, 채무불이행책임, 금융기관 임원의 선관주의의무 등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상고이유 제5점) 

가.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민법 제387조 제2항).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2496 판결 참조).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주식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한 임무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이다(대법원 1985. 6. 25. 선고 84다카1954 판결,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 참조).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위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는 소장에서 피고가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상법 제399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므로 소멸시효기간이 10년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정한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손해액의 30%인 841,800,000원으로 책임을 제한하고,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대출일인 2006. 8. 30.부터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6. 11. 8.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라 주식회사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피고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가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대하여 심리하지 않고 841,800,000원에 대하여 이 사건 대출일인 2006. 8. 30.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 11. 8.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지연손해금의 발생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841,800,000원에 대하여 2006. 8. 30.부터 2016. 11. 8.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