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금부과처분취소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두4258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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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12-20본문
【판시사항】
변상금 징수에 관한 국유재산법 제72조 제1항이 국유재산에 대한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및 위와 같은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변상금 부과처분의 효력(당연무효)
【참조조문】
국유재산법 제2조 제9호, 제7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5두677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두47915 판결
【전문】
【원고, 상고인】
재단법인 강원도향교재단
【피고, 피상고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3. 5. 12. 선고 2022누405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강원도 내 문묘를 유지하고 교육 및 교화 사업을 경영하며 유도(儒道)의 진흥과 문화의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군정법령 제194호 「향교재산관리에관한건」(1948. 5. 17. 제정·시행되고 1962. 1. 10. 법률 제958호 향교재산법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군정법령 제194호’라 한다)에 근거하여 1948. 8. 30. 설립허가를 받아 1955. 5. 30. 설립되었다. 피고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설립되어 국유재산법에 따라 국유재산 중 일반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나. 원고는 군정법령 제194호 및 이를 폐지하고 제정된 향교재산법에 따라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향교를 관리·운용하여 왔다. ○○향교는 1468년부터 현재 장소에 위치하여 왔고, 동재·서재·대성전 등 향교건물(이하 ‘이 사건 향교건물’이라 한다)로 이루어져 있다. ○○향교는 1985년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시·도지정문화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 한편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는 강원도 삼척시 (주소 1 생략) 종교용지 1,461㎡[이하 ‘(주소 1 생략) 토지’라 한다], (주소 2 생략) 도로 36㎡, (주소 3 생략) 도로 162㎡(이하 세 토지를 통틀어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등의 지상에 있다. 이 사건 각 토지 중 ‘(주소 1 생략) 토지’는 강원도 삼척군 (주소 4 생략) 사사지(社寺地) 450평[이하 ‘종전 (주소 4 생략) 토지’라 한다]이 분할 및 행정구역 변경을 거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이 조사하여 작성한 토지조사부에는 1915. 12. 25. ‘국(國)’이 ‘종전 (주소 4 생략)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1979. 9. 18. ‘(주소 1 생략) 토지’에 관하여, 1986. 7. 11. 이 사건 각 토지 중 ‘(주소 1 생략)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관하여 각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라. 피고는 원고가 국유재산인 이 사건 각 토지를 대부계약 없이 점유·사용하였다는 이유로 국유재산법 제72조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2020. 9. 3. ‘2015. 8. 3.부터 2020. 8. 2.까지’ 기간에 대하여 53,807,890원의 변상금을, 2021. 3. 3. ‘2020. 8. 3.부터 2021. 2. 10.까지’ 기간에 대하여 6,062,070원의 변상금을 각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2. 원심 판단
가. 원고는, 일제강점기에 ‘국(國)’이 ○○향교 부지인 이 사건 각 토지를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에게 양여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는 문화재로서 공공성이 매우 강하고 이를 고려하여 국가가 약 10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향교의 관리·운용을 위한 이 사건 각 토지의 무상사용을 허용해 오다가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권리남용이자 신의칙 위반이고, 원고에게는 ○○향교의 관리·운용을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가 있어 이 사건 각 처분은 당연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만으로는 일제강점기에 ‘국(國)’이 이 사건 각 토지를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에게 양여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국유재산의 점유·사용을 장기간 방치한 후 변상금을 부과하더라도 신뢰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국유재산법 제72조 제1항 본문, 제2조 제9호가 사용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국유재산을 사용·수익하거나 점유한 자에 대하여 그 재산에 대한 사용료 또는 대부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한 것은, 국유재산에 대한 점유나 사용·수익 자체가 법률상 아무런 권원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정상적인 사용료나 대부료를 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사용료나 대부료 대신에 변상금을 징수한다는 취지라고 풀이되므로,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는 그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두47915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위와 같은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변상금 부과처분은 당연무효에 해당한다(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5두67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 및 관련 법령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의 관리·운용을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적 지위에 있는 원고에 대하여 변상금을 부과한 이 사건 각 처분은 당연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1) ○○향교는 1468년부터 현재 장소에 있었다. 즉,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의 ‘(주소 1 생략) 토지’를 포함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점유는 대한민국의 건국보다 먼저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백 년간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근현대적인 토지 소유권 개념 및 소유 제도가 생겨나기 전부터 이 사건 각 토지는 ○○향교의 부지로서 점유·사용되어 왔고 그 점유·사용이 매우 강고( img141106927 固)하게 이루어져 온 점을 고려하면, 일제강점기 이후 ‘국(國)’ 내지 대한민국의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 취득 역시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에 의한 점유·사용을 용인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토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소 1 생략) 토지’의 전신인 ‘종전 (주소 4 생략) 토지’가 1915. 12. 25. ‘국(國)’ 명의로 사정될 당시 그 지목이 종교용지를 뜻하는 사사지(社寺地)였다는 점, 그 무렵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이 1919. 6. 18. 각 도의 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종래 향교재산원부에 등록되었던 토지로서 토지조사령에 따라 국유로 사정된 것 중 문묘, 향교, 기타 부속 건물의 부지로 사용하는 것은 다시 향교재산으로 양여하라.’고 지시하였던 점 역시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에 의한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에 대한 국가의 용인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인 연원과 경과에 비추어 볼 때, 국가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당시부터 이미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에 의한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을 허용·승인함으로써 그 관리·운용 주체에게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사용할 법적 지위를 부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는 1985년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문화재보호법에서 정한 ‘시·도지정문화재’의 지위에 있고 이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향교의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여전히 존재하여 그 문화재 지정이 존속하는 동안은 ○○향교 부지인 이 사건 각 토지는 ○○향교의 유지·보존에 공하는 외의 용도로는 사용될 수 없으므로 양자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편 문화재보호법 제4조는 "국가는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추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문화재 보호를 위한 책무를 국가에 부과하고 있다(위 조항은 2010. 2. 4. 법률 제10000호로 전부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에서 도입되었다). 그렇다면 국가는 ‘시·도지정문화재’인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보존·관리·활용하여야 하는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그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이 사건 각 토지를 ○○향교의 관리·운용 주체인 원고로 하여금 점유·사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의무에 대응하여 상대방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사용할 지위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고, 이는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령으로부터 도출되는 법적 지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3) 향교재산법에 따르면, ‘향교재산’이란 향교를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조성된 동산과 부동산, 그 밖의 재산을 말하고(제2조), 관할 구역에 있는 향교재산의 관리와 운영을 위하여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도마다 재단법인(향교재단)을 설립하며(제3조 제1항), 향교재산 중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은 기본재산으로 하는 한편(제3조 제2항), 향교재산은 향교재산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매매·양여·교환·담보 제공, 그 밖의 처분을 할 수 없고(제4조), 향교재단은 ‘향교재산 중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때’, ‘향교의 건물과 그 대지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향교재단의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때’, ‘향교의 건물의 개축·증축·이축·이전·제거, 그 밖에 중요한 변경 행위를 하거나 향교의 대지에 대하여 중요한 변경 행위를 하려는 때’ 및 ‘향교의 건물이나 대지에 대하여 향교재단의 목적을 위한 사용을 폐지하려는 때’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8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 제2호, 제3호, 제5호). 이러한 규정 체계는 향교재산법이 1962. 1. 10. 법률 제958호로 제정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동일하게 이어져 왔다.
한편 문화재보호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도지정문화재에 대하여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로서 증축, 개축, 이축, 철거 등 일정한 행위’를 하려는 자는 시·도지사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문화재보호법 제74조 제2항, 제35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의2 제1항), 시·도지사 등은 이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도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행위의 중지 또는 원상회복 조치를 명할 수 있으며(문화재보호법 제42조 제1항 제4호), 나아가 이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도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한 자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해져 있다(문화재보호법 제99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1호). 이러한 규정 체계 역시 문화재보호법이 2010. 2. 4. 법률 제10000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1. 2. 5. 시행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동일하게 이어져 왔다.
원고는 향교재산법의 전신인 군정법령 제194호에 따라 1955. 5. 30. 설립된 이래로 향교재산법에 따라 ○○향교 등을 관리·운용하여 온 향교재단으로서, 앞서 본 향교재산법 규정에 따라 ○○향교를 이루는 향교재산인 이 사건 향교건물 등을 관리·운영할 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향교재산법 제2조), 향교재산 중 부동산에 해당하는 이 사건 향교건물을 기본재산으로서 스스로 소유하도록 법률상 강제되고 있다(향교재산법 제3조 제2항). 그러면서도 원고는 자신이 소유하는 이 사건 향교건물에 관하여 허가 없이 임의로 매매·교환·담보 제공 등 법률행위에 따른 처분을 할 수 없고 증축·개축·이전 등 사실행위에 따른 처분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향교건물을 사용 폐지·철거하여 그 부지인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을 끝내는 것조차 허가 없이 임의로 할 수 없게 되어 있다(향교재산법 제4조, 제8조 제1항 본문 등).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는 문화재보호법에서 정한 ‘시·도지정문화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향교건물에 대해서는 소유자인 원고라 할지라도 허가 없이는 증축, 개축, 이축, 철거 등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문화재보호법 제74조 제2항, 제35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의2 제1항), 원고가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문화재보호법 제42조 제1항 제4호, 제99조 제2항 제1호).
이처럼 원고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향교건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따라 그 소유가 강제되면서도, 임의로 이 사건 향교건물에 관한 법적·사실적 처분을 통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을 종료하는 것조차 금지된 상태에서 이 사건 향교건물의 현상을 유지할 것이 강제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향교건물 소유 및 이 사건 향교건물에 대한 현상 유지에 관한 이중의 강제로 인하여, 원고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 사건 향교건물을 소유·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로써 국유재산인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점유·사용은 향교재산법 및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법률상 강제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수범자의 의사를 묻지 아니하고 법률이 일정한 점유·사용을 강제한다면, 해당 법률은 수범자에게 그 점유·사용의 권원 내지 지위 자체도 설정하여 주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함이 법치주의 관점에 부합한다. 즉, 법률이 수범자에게 불법·무단의 점유·사용을 강제함은 그 자체로 법질서에 반하는 모순일 뿐만 아니라, 수범자의 의사와 달리 법적 제재 등이 뒤따를 수 있는 위반 행위를 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하는 위헌적인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교재산법 및 문화재보호법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으로부터도 그러한 점유·사용을 정당화할 원고의 법적 지위가 도출된다고 할 수 있다.
4)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 조항인 국유재산법 제72조는 제1항 단서 제2호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해대책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정 기간 국유재산을 점유하게 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한 경우’에는 변상금을 징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향교건물의 소유 및 유지를 위한 원고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점유·사용은 향교재산법,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률에 의하여 강제되고, 국가가 법률로써 이러한 점유·사용을 강제하는 이유는 향교재산을 적절하게 관리·운용하고 문화재를 보존하여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하고 인류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향교재산법 제1조, 문화재보호법 제1조). 이와 같은 입법 목적에다가 헌법 제9조가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국가의 위와 같은 점유·사용의 강제는 문화재의 보호와 이를 통한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민족문화의 창달 등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향교건물의 소유·유지를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사용하는 것은 향교재산법,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제정한 국가 또는 이 사건 향교건물을 포함한 ○○향교를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한 지방자치단체가 국유재산인 이 사건 각 토지를 불가피한 사유로 점유·사용하게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즉 국유재산법 제72조 제1항 단서 제2호 역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점유·사용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를 원고에게 부여하는 하나의 근거라고 할 수 있다.
5)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주소 4 생략) 토지’가 1915. 12. 25. ‘국(國)’ 명의로 사정된 이후 피고가 2013. 6. 11. ‘○○향교’를 상대방으로 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변상금 부과처분을 할 무렵까지 약 100년 동안 일제강점기의 ‘국(國)’이나 대한민국은 ○○향교의 소유·관리·운용 주체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에 대한 사용료, 대부료 또는 변상금을 요구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국가는 원고 등 ○○향교의 소유·관리·운용 주체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배타적 점유·사용을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의 묵시적인 승인에 근거하여서도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사용에 관한 일정한 지위가 부여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어려움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유재산의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