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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18도136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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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8-10

본문

【판시사항】


[1] 배임죄의 성립요건 중 ‘재산상의 손해’의 의미 및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 기준(=경제적 관점) /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의 의미 및 그 정도(=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


[2]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체비지로 지정된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는 시기(=환지처분공고 다음 날) 및 당해 체비지를 매수한 자의 소유권 취득시기(=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 / 환지처분 전 시행자로부터 체비지를 매수한 자 또는 그 전매수인이 자신의 매도인에 대하여 가지는 체비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의 권리의 성격(=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적 청구권) 및 이를 행사하기 위하여 체비지대장에의 등재와 같은 공시방법이 별도로 요구되는지 여부(소극)


[3] 甲 주식회사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인 乙 조합으로부터 기성금 명목으로 체비지를 지급받은 다음 이를 다시 丙에게 매도하였는데, 乙 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이 환지처분 전 체비지대장에 소유권 취득자로 등재된 甲 회사와 丙의 명의를 임의로 말소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丙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배임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乙 조합이 시행한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체비지대장에의 등재가 환지처분 전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채권적 청구권의 공시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데,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데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위험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2]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0.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이하 같다) 제57조 제4항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로 하여금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체비지로 지정한 토지를 환지처분 전에 제3자에게 사용 또는 수익하게 하거나 이를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는바, 체비지의 소유권 취득에 관하여 같은 법 제62조 제6항은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체비지(제57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미 처분된 것을 제외한다)는 시행자가, 보류지는 환지계획에 정한 자가 환지처분의 공고가 있은 날의 익일에 각각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만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환지처분 전에 체비지 지정을 하여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매수인이 토지의 인도 또는 체비지대장에의 등재 중 어느 하나의 공시방법을 갖추었다면 매수인은 당해 토지에 관하여 환지처분 시 취득하게 되는 소유권의 전신과 같은 것으로서 물권 유사의 사용수익권을 취득하여 당해 체비지를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다시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할 수도 있는 권능을 가지며, 그 후 환지처분공고가 있으면 그 익일에 최종적으로 체비지를 점유하거나 체비지대장에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취득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폐지되고 2000. 1. 28. 법률 제6242호로 도시개발법이 제정되어 2000. 7. 1.부터 시행되었는바, 현행 도시개발법은 체비지의 소유권 취득에 관하여 제42조 제5항에서 "제34조에 따른 체비지는 시행자가, 보류지는 환지 계획에서 정한 자가 각각 환지처분이 공고된 날의 다음 날에 해당 소유권을 취득한다. 다만 제36조 제4항에 따라 이미 처분된 체비지는 그 체비지를 매입한 자가 소유권이전등기 등기를 마친 때에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62조 제6항의 규정과 달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부터 환지처분 이전에 체비지로 지정된 토지를 매수한 자는 환지처분의 공고가 있은 후 그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체비지로 지정된 토지에 관하여 환지처분공고 다음 날에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취득하게 되나, 당해 체비지를 매수한 자는 토지를 점유하거나 체비지대장에 등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에 비로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따라서 환지처분 전 시행자로부터 체비지를 매수한 자 또는 그 전매수인이 자신의 매도인에 대하여 가지는 체비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의 권리는 모두 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이를 행사하기 위하여 체비지대장에의 등재와 같은 공시방법이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3] 甲 주식회사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인 乙 조합으로부터 기성금 명목으로 체비지를 지급받은 다음 이를 다시 丙에게 매도하였는데, 乙 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이 환지처분 전 체비지대장에 소유권 취득자로 등재된 甲 회사와 丙의 명의를 임의로 말소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丙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배임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乙 조합이 시행한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체비지대장에의 등재가 환지처분 전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채권적 청구권의 공시방법이라고 볼 수 없고,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도시개발사업에서 체비지 전매수인인 丙은 자신에게 체비지를 매도한 甲 회사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 채권적 청구권을 가질 뿐 乙 조합과 사이에서 직접적인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어서, 丙이 매매계약에 따라 취득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체비지대장의 기재 여부와는 무관하므로 체비지대장상 취득자 란의 丙 명의가 말소되었더라도 丙의 甲 회사에 대한 권리가 침해되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또한 甲 회사가 乙 조합에 대하여 체비지 양도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 채권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 역시 체비지대장의 기재 여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그 명의의 말소 사실이 법률상 특별한 의미나 효과를 가진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체비지대장에의 등재는 환지처분 전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물권 유사 권리의 공시방법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재산상 손해의 발생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2항

[2]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0.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제57조 제4항(현행 도시개발법 제36조 제4항 참조), 제62조 제6항(현행 도시개발법 제42조 제5항 참조), 도시개발법 제36조 제4항, 제42조 제5항

[3] 형법 제355조 제2항, 도시개발법 제36조 제4항, 제42조 제5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공2015하, 1573),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도6151 판결(공2017하, 2158) / [2] 대법원 1995. 3. 10. 선고 93다57964 판결(공1995상, 1570),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5다44886 판결(공2007하, 1639),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6다233729 판결(공2020하, 1232)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18. 8. 17. 선고 2018 노 9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요지


평성종합산업 주식회사(이하 ‘평성종합산업’이라 한다)는 2013. 8. 2. ○○지구도시개발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으로부터 기성금 명목으로 체비지인 포항시 (주소 생략)○○지구도시개발조합 12블록 1롯트(312.5㎡, 이하 ‘이 사건 체비지’라 한다)를 지급받고 체비지대장에 소유권 취득자로 등재되었다. 피해자는 2013. 8. 2.경 평성종합산업으로부터 위 체비지를 3억 5,000만 원에 매수하여 2014. 3. 26. 체비지대장에 소유권 취득자로 등재되었다.


피고인은 2015. 2. 26.경부터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으로 재직한 자로서, 기성금으로 지급된 체비지에 대하여 소유권 취득자로 기재된 명의자의 권리를 보호·관리할 임무가 있음에도 2015. 5. 27.경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체비지의 체비지대장에 소유권 취득자로 등재된 평성종합산업과 피해자의 명의를 각 말소함으로써 시가 불상의 지가상승이익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이 사건 조합의 대표자로서 이 사건 체비지의 전매수인인 피해자의 체비지대장상 취득자 명의를 임의로 말소한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0.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이하 같다)하에서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환지처분 전에 체비지 지정을 하여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매수인이 토지의 인도 또는 체비지대장에의 등재 중 어느 하나의 공시방법을 갖추었다면 그 매수인은 당해 토지에 관하여 물권 유사의 사용수익권을 취득한다는 판례 법리가 존재하였고, 이는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폐지되고 도시개발법이 제정·시행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체비지 양수인 또는 전매수인은 체비지에 대한 물권적 사용수익권을 취득하고 체비지대장에의 등재는 이에 대한 공시방법이므로, 시행자는 자신이 양도한 이 사건 체비지에 관하여 체비지대장상 취득자로 등재된 자에 대하여 체비지대장상 명의가 함부로 말소되거나 변경되지 않도록 체비지대장상 기재를 유지·관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인은 시행자인 조합의 대표자이므로 체비지 전매수인으로서 체비지대장상 취득자로 등재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된다.

 

다.  체비지대장에의 등재는 체비지에 대한 물권 유사의 사용수익권의 공시방법이 되는 것이므로, 체비지대장의 기재가 말소되었다면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이미 야기되었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데,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그런데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위험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도6151 판결 등 참조).


2)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57조 제4항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로 하여금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체비지로 지정한 토지를 환지처분 전에 제3자에게 사용 또는 수익하게 하거나 이를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는바, 체비지의 소유권 취득에 관하여 같은 법 제62조 제6항은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체비지(제57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미 처분된 것을 제외한다)는 시행자가, 보류지는 환지계획에 정한 자가 환지처분의 공고가 있은 날의 익일에 각각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만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환지처분 전에 체비지 지정을 하여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매수인이 토지의 인도 또는 체비지대장에의 등재 중 어느 하나의 공시방법을 갖추었다면 매수인은 당해 토지에 관하여 환지처분 시 취득하게 되는 소유권의 전신과 같은 것으로서 물권 유사의 사용수익권을 취득하여 당해 체비지를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다시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할 수도 있는 권능을 가지며, 그 후 환지처분공고가 있으면 그 익일에 최종적으로 체비지를 점유하거나 체비지대장에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취득하게 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3다57964 판결,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5다4488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폐지되고 2000. 1. 28. 법률 제6242호로 도시개발법이 제정되어 2000. 7. 1.부터 시행되었는바, 현행 도시개발법은 체비지의 소유권 취득에 관하여 제42조 제5항에서 "제34조에 따른 체비지는 시행자가, 보류지는 환지 계획에서 정한 자가 각각 환지처분이 공고된 날의 다음 날에 해당 소유권을 취득한다. 다만 제36조 제4항에 따라 이미 처분된 체비지는 그 체비지를 매입한 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에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62조 제6항의 규정과 달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부터 환지처분 이전에 체비지로 지정된 토지를 매수한 자는 환지처분의 공고가 있은 후 그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체비지로 지정된 토지에 관하여 환지처분공고 다음 날에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취득하게 되나, 당해 체비지를 매수한 자는 토지를 점유하거나 체비지대장에 등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에 비로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6다233729 판결 참조). 따라서 환지처분 전 시행자로부터 체비지를 매수한 자 또는 그 전매수인이 자신의 매도인에 대하여 가지는 체비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의 권리는 모두 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이를 행사하기 위하여 체비지대장에의 등재와 같은 공시방법이 별도로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조합이 시행한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체비지대장에의 등재가 환지처분 전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채권적 청구권의 공시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체비지대장에의 등재는 환지처분 전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물권 유사 권리의 공시방법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을 체비지 전매수인인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인정하고, 피고인이 체비지대장상 취득자 란의 피해자 명의를 말소한 행위만으로 피해자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야기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루어진 도시개발사업에서 체비지 전매수인인 피해자는 자신에게 체비지를 매도한 평성종합산업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 채권적 청구권을 가질 뿐, 이 사건 조합과 사이에서 직접적인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피해자가 매매계약에 따라 취득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체비지대장의 기재 여부와는 무관하므로, 체비지대장상 취득자 란의 피해자 명의가 말소되었더라도 피해자의 평성종합산업에 대한 권리가 침해되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평성종합산업이 이 사건 조합에 대하여 체비지 양도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등 채권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 역시 체비지대장의 기재 여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그 명의의 말소 사실이 법률상 특별한 의미나 효과를 가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재산상 손해의 발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