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2도207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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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6-23본문
【판시사항】
구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호에 규정된 응급조치인 ‘가정폭력행위자와 피해자의 분리조치’에 피해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소극) 및 피해자가 분리조치를 희망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한 경우, 경찰관이 현장 상황에 따라 분리조치를 할 때 장애가 되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구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10. 20. 법률 제174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1호, 제2호 (가)목, 제3호 (가)목, 제5조, 형법 제136조 제1항, 제257조 제1항, 제260조 제1항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1. 19. 선고 2021노114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10. 20. 법률 제174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가정폭력처벌법’이라 한다)상 가정폭력이란 ‘가정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제2조 제1호), 가정구성원에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제2조 제2호 (가)목]. 그리고 ‘가정폭력으로서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 제260조 제1항(폭행)에 해당하는 죄’는 가정폭력범죄에 포함된다[제2조 제3호 (가)목]. 구 가정폭력처벌법 제5조는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응급조치로서, "진행 중인 가정폭력범죄에 대하여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리는 즉시 현장에 나가서 다음 각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1호는 "폭력행위의 제지, 가정폭력행위자·피해자의 분리 및 범죄수사"를, 같은 조 제2호는 "피해자를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 또는 보호시설로 인도(피해자가 동의한 경우만 해당한다)"를, 같은 조 제3호는 "긴급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를 의료기관으로 인도"를, 같은 조 제4호는 "폭력행위 재발 시 제8조에 따라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음을 통보"를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에다가 구 가정폭력처벌법의 입법 목적과 위와 같은 응급조치를 둔 취지, 가정폭력범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구 가정폭력처벌법 제5조 제1호에 규정된 가정폭력행위자와 피해자의 분리조치에 피해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설령 피해자가 분리조치를 희망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경찰관이 현장의 상황에 따라 분리조치를 함에 있어 장애가 되지 않는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당일 "딸(공소외인)으로부터 ‘동거 중인 남자친구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외인 어머니의 112신고가 접수되어 경찰관들이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주거지에 출동하였고, 그곳에서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내 마누라"라고 지칭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경찰관이 피고인과 공소외인을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가정구성원으로 본 것은 상당한 점, ② 경찰관이 위 주거지에 출동하여 피고인과 공소외인을 대면한 시점에는 폭력행위가 진행 중이 아니었더라도 당시 공소외인의 얼굴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고 피고인이 큰 소리를 내는 등 과격한 언행을 보인 점에다가 위 112신고 내용 등을 종합하면, 출동 경찰관이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분리조치를 취한 것은 구 가정폭력처벌법 제5조 제1호에 따른 응급조치로서 적법하고, 설령 이에 대해 공소외인이 희망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경찰관의 위 분리조치가 적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무집행방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