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처분무효확인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두5205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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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6-14본문
【판시사항】
[1]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 의하여 제3자를 상대로 한 추징의 집행은 범인에 대한 추징의 집행을 전제로 하는지 여부(적극)
[2] 특정공무원범죄를 범한 범인이 사망한 경우, 범인에 대하여 재산형 등의 집행 및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 따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한 추징의 집행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이 경우 검사가 취할 조치
【참조조문】
[1]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6조, 제9조의2
[2]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 형사소송법 제478조,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규칙 제25조 제1항 제2호
【참조판례】
[1] 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4형상572 판결(집9, 형183),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도4888 판결(공2006하, 2125), 헌법재판소 2020. 2. 27. 선고 2015헌가4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81, 359)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1. 8. 20. 선고 2021누3466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처분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뇌물)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방조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1996. 12. 16. 소외 1에 대하여 무기징역 및 220,500,000,000원의 추징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96노1892, 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이 사건 판결은 1997. 4. 17.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이 사건 판결 확정 후인 2003. 4. 24. 소외 1 소유였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2003. 12. 12. 소외 1의 처남 소외 2가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았다.
다. 소외 1의 셋째 며느리인 원고는 2013. 4. 2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피고는 이 사건 판결에 따른 추징의 집행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하 ‘공무원범죄몰수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불법재산’에 해당하고 원고가 정황을 알면서 이를 취득하였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477조 제4항에 따라 2013. 9. 16. 이 사건 부동산을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압류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소외 1은 2021. 11. 23. 상고심 재판 계속 중 사망하였다.
2. 이 사건 소의 이익에 관한 직권 판단
피고가 이 사건 판결에 따라 추징의 집행을 위하여 원고를 상대로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를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이 사건에서 위 판결의 피고인인 소외 1이 사망한 경우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 판단한다.
공무원범죄몰수법 제6조는 "불법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제3조 제2항에 따라 몰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범인에게서 추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조의2(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제6조의 추징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이하 ‘불법재산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에 의한 추징의 집행은 특정공무원범죄를 범한 범인에 대한 추징 규정인 제6조의 추징을 전제로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국가형벌권의 실현을 보장하고 불법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범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공무원범죄를 범한 범인에 대한 추징판결의 집행 대상을 제3자가 취득한 불법재산 등에까지 확대하여 제3자에게 물적 유한책임을 부과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20. 2. 27. 선고 2015헌가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형사법상 몰수에 갈음하는 추징은 공소사실에 관하여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판결에서 선고되는 부수처분으로서 형벌적 성격을 가진다(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4형상572 판결,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도488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이 사건 조항의 규정 내용과 입법 목적, 규정의 성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에 의하여 제3자를 상대로 한 추징의 집행은 범인에 대한 추징의 집행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된다.
몰수나 추징을 포함한 재산형 등 재판의 집행은 재판을 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에 대한 집행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478조 등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판의 집행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규칙」(이하 ‘집행사무규칙’이라 한다) 제25조 제1항 제2호는 납세의무자가 사망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478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관하여 집행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재산형 등(벌금·과료·추징·과태료·소송비용 및 비용배상을 의미한다) 집행 불능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범죄몰수법은 특정공무원범죄를 범한 범인이 사망한 경우 범인에 대한 몰수·추징이나 범인 외의 자에 대한 추징의 집행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특정공무원범죄를 범한 범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몰수나 추징을 포함한 재산형 등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범인에 대하여 재산형 등의 집행을 할 수 없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한 추징의 집행도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검사는 집행사무규칙 제2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재산형 등 집행 불능 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의 피고인인 소외 1이 사망한 이후로는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하여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판결에 의한 추징의 집행을 계속할 수 없다. 그런데도 피고는 소외 1이 사망한 이후에도 추징의 집행을 위하여 이 사건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인정된다.
3.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2가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을 당시 그 대금을 자신이 관리하던 소외 1의 비자금으로 납부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 공무원범죄몰수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불법재산’에 해당하고, 원고가 그 정황을 알면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주심) 오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