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18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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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6-16본문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요구되는 ‘폭행’의 정도 / ‘추행’의 의미 및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형법 제298조
[2]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3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공2002상, 1306),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공2020상, 861),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9도15421 판결 / [2] 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1091 판결(공1994하, 2246),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1200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군검사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20. 7. 30. 선고 2019노4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군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 경우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나.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7. 20.부터 2019. 4. 22.까지 해군 (소속 1 생략)에서 (담당 업무 1 생략) 참모로 복무하고, 2019. 4. 23.부터 현재까지 해군 (소속 2 생략)로 파견 조치되어 복무하는 자로서, 피해자(여, 25세)가 2018. 8. 22.부터 2019. 8. 19.까지 해군 (소속 1 생략)에서 (담당 업무 2 생략) 담당으로 복무할 당시 피해자를 업무상 지휘ㆍ감독하였다.
피고인은 2019. 2. 28. 11:50경 인천 중구 (주소 생략)에 있는 해군 (소속 1 생략) 사무실에서, 2018년도 (담당 업무 3 생략) 업무보고를 위해 온 피해자에게 “이게 뭐냐?”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10초가량 양손으로 피해자의 왼손을 잡고 양 엄지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손 손등 부분을 문질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다. 원심 판단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할 수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되며 이는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경우에는 해당되지만, 피고인의 행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 하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일반적ㆍ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라. 대법원 판단
1)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었으나,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양 엄지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손 손등 부분을 약 10초가량 문지른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또한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업무상 지휘ㆍ감독자로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위력을 행사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등을 양손으로 잡고 양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한 경위 및 태양, 그 시간이 약 10초가량 지속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판단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단지 그림을 지우라는 의미에서 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고, 성적인 동기가 내포되어 있는 행동으로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다) 피해자는 25세의 여성 부하직원이고, 피고인은 35세의 남성으로 피해자의 업무상 지휘ㆍ감독자였던 점, 피해자는 원심에서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의 성희롱적 언동 등이 많아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이 사건 당시 사무실에 피고인과 피해자 둘만 있었던 점, 피고인이 성적인 의도 이외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할 별다른 동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추행행위로 볼 수 있다.
라)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여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이 추가적인 성적 언동이나 행동으로 나아가야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2)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에 관하여
피고인의 상소는 불이익한 원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함을 본질로 하는 것이어서 재판이 자기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상고권을 가질 수 없다(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109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판결인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