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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대여금청구의소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9132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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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1-26

본문

판시사항 


[1]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및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조정기일에 이루어진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특히 다툼의 원인이 된 조정 관련 조항의 불명료나 모순 등을 조정절차를 주재한 법원 스스로 제공한 경우, 합의의 의미와 효력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2] 조정기일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조정을 주관하는 법원의 관여하에 당사자 사이에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합의서에 합의 내용대로 법원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것이고 이에 대해 당사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이후 당사자 일방이 합의 내용에 따른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의신청권이 유보되어 있다는 신뢰와 기대를 가지고 합의에 응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합의서 내용 중 이의신청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의신청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조정기일에 이루어진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고, 특히 다툼의 원인이 된 조정 관련 조항의 불명료나 모순 등을 조정절차를 주재한 법원 스스로 제공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될 우려가 있는 당사자의 입장과 관점을 충분히 배려하여 합의 당시 상황과 조정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살펴 의미와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2] 조정기일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조정을 주관하는 법원의 관여하에 당사자 사이에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합의서에 합의 내용대로 법원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것이고 이에 대해 당사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이후 당사자 일방이 합의 내용에 따른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한 경우라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법원의 조정 권유 노력에 대한 존중하에 조정을 결렬시키지 않고 일단 합의서를 작성하되, 이의신청 기간 중에는 합의 내용의 최종적인 수용 여부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유보되어 있다는 신뢰와 기대를 가지고 합의에 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때 합의서 내용 중 그 결정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이의신청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조정절차를 주관한 법원이 서로 모순되는 이의신청권 유보에 관한 기재를 삭제하거나 기재가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한 바 없는 이상 당사자가 이의신청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조정이 성립되지 못하고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진 사정 및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본래의 취지에 비추어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해석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 민사조정법 제28, 29

[2] 민사조정법 제30, 34

 

참조판례


[1]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200771 판결(2017, 1093)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 1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9. 30. 선고 2020853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조정기일에 이루어진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고(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200771 판결 등 참조), 특히 그 다툼의 원인이 된 조정 관련 조항의 불명료나 모순 등을 조정절차를 주재한 법원 스스로 제공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될 우려가 있는 당사자의 입장과 관점을 충분히 배려하여 합의 당시 상황과 조정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살펴 그 의미와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조정기일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조정을 주관하는 법원의 관여하에 당사자 사이에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그 합의서에 합의 내용대로 법원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것이고 이에 대해 당사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이후 당사자 일방이 합의 내용에 따른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한 경우라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법원의 조정 권유 노력에 대한 존중하에 조정을 결렬시키지 않고 일단 합의서를 작성하되, 이의신청 기간 중에는 그 합의 내용의 최종적인 수용 여부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유보되어 있다는 신뢰와 기대를 가지고 합의에 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때 그 합의서 내용 중 그 결정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이의신청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조정절차를 주관한 법원이 서로 모순되는 이의신청권 유보에 관한 기재를 삭제하거나 그 기재가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한 바 없는 이상 당사자가 그 이의신청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조정이 성립되지 못하고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진 사정 및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본래의 취지에 비추어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해석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 중개와 관련한 용역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진행된 조정기일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고, 원고와 피고들은 조정위원 앞에서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600만 원을 2회 분할하여 지급하고,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한 다음 각자 서명·날인하였다.


. 이 사건 합의서는 조정실에 비치된 양식에 따라 작성되었는데, 그 합의서의 주의사항란에 합의내용대로 법원으로부터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당사자에게 송달되며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이의하지 않으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깁니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당사자는 아래 합의내용대로 이행할 것을 약속하고, 그 합의내용에 따른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합니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


. 1심법원은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내용대로 원피고들에게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라고 한다)을 송달하였고, 피고들은 위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기간 내에 이의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피고들이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진행된 조정기일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나 합의의 내용, 조정절차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을 통해 그 즉시 이 사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에 합의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내용에 잠정적으로 합의하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한 고지된 이의신청 기간 내에 충분히 숙려하여 이 사건 합의 내용을 최종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관한 이의신청권을 당사자에게 유보해 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법원의 선의와 공정함을 신뢰하여 조정절차에 응한 당사자에 대해, 법원이 제공한 이 사건 합의서의 일부인 주의사항란에 그와 같은 이의신청권 유보의 취지가 명시되어 있어 이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비난하기 어려움에도 그 이의신청권 유보의 내용을 무익한 기재로 해석함으로써 그 모순점을 간과한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합의서 양식을 제공하고 조정절차 전반을 주재한 법원이 취할 온당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원피고들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서의 기재는 그와 일체의 관계에 있는 주의사항란의 기재 내용과 실제 그에 따라 이의신청의 기회 부여를 전제로 하는 강제조정결정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이와 달리 볼 사정이 되지 못한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들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적법하게 이의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면, 이는 민사조정법 제34조에서 정한 강제조정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들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적법한 이의신청 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표시한 이상,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더라도 이 사건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및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