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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금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2다27591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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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1-29

본문

【판시사항】 


[1]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함에도 관련 법령과 이에 근거한 조합규약에 정한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상대방이 절차적 요건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밝히지 못한 경우, 절차적 요건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된 사람이 조합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조합규약이나 사업계획 등에 따라 당초 체결한 조합가입계약의 내용과 다르게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의무가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러한 권리·의무의 변경을 계약 불이행으로 보아 조합가입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반드시 지역주택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 중 하나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이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는 단순히 비법인사단의 자율적·내부적인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그 제3자의 귀책을 물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함에도 주택법 등 관련 법령과 이에 근거한 조합규약에 정한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상대방은 그 절차적 요건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밝히지 못하는 한 절차적 요건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2]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된 사람이 조합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조합규약이나 사업계획 등에 따라 당초 체결한 조합가입계약의 내용과 다르게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의무가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조합원은 그러한 권리·의무의 변경이 있더라도 그것이 당사자가 예측가능한 범위를 초과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조합가입계약의 불이행으로 보아 조합가입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

[2] 민법 제543조, 제546조, 주택법 제2조 제11호 (가)목


【참조판례】


[1]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5112 판결(공2011상, 1043),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다275212 판결(공2023상, 252) / [2]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12467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86116 판결(공2022하, 1126)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지역주택조합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2. 8. 24. 선고 2021나911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6. 3. 26. 지역주택조합인 피고가 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목적으로 이 사건 가입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합계 1억 125만 원을 지급하였다.

 

나.  피고는 2019. 4. 23. 원고의 요구에 따라 ‘해약에 대해 현재까지 지급하지 않은 금액 46,252,050원에 대하여 2019. 5. 1.부터 5. 30.까지 연 7%의 이자를 지급할 것을 확인한다. 약속일 이전 반환 시에 해당 일까지에 대한 이자만 적용하여 지급한다.’는 이 사건 확약서를 원고에게 작성해 주었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함으로써 2019. 5. 30.까지 46,252,05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이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 이 사건 약정 체결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로 총유물의 처분행위로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분담금 상당액을 반환하는 것에 불과하여 피고 규약 제22조 제1항 제3호에서 조합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 규약 제22조 제1항은 대표권을 내부적으로 제한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원고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 대한 조합 총회의 의결이 없었더라도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조합가입계약은 이행불능이 되었거나 합의로 해지되었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반드시 지역주택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 중 하나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이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511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는 단순히 비법인사단의 자율적·내부적인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와의 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그 제3자의 귀책을 물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그 조항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에 해당함에도 주택법 등 관련 법령과 이에 근거한 조합규약에 정한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법률행위의 상대방은 그 절차적 요건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밝히지 못하는 한 절차적 요건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다275212 판결 등 참조).


2)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된 사람이 조합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조합규약이나 사업계획 등에 따라 당초 체결한 조합가입계약의 내용과 다르게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의무가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조합원은 그러한 권리·의무의 변경이 있더라도 그것이 당사자가 예측가능한 범위를 초과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조합가입계약의 불이행으로 보아 조합가입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12467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8611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분담금 상당액을 반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데, 피고가 이에 관한 사항을 예산으로 정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약정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피고가 예산으로 정한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지는 것으로 피고 규약 제22조 제1항 제3호 사유에 해당하여 총회결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관한 총회결의를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주장하기 위해 총회의결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나 원고가 이러한 조치를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총회의결이 없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 있는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에 원고가 피고의 총회의결 존부를 확인하였고 그러한 절차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그 과실 등 책임을 지울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증명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한 다음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었는지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2) 원고의 조합가입계약 제4조는 “지역주택조합의 특성상 본 사업계획은 추후 인허가 과정에서 다소 변경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변경된 사업계획에 따를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정하고, 제8조에서는 “향후 사업추진 및 인허가 진행결과에 따라 최초 가입 시 지정한 사항에 대하여 다소 변경이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확인합니다.”라고 정하며, 제9조에서는 “조합원의 3.3㎡의 분양가는 기준층 기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인허가 시 면적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별, 향별, 층별 차액이 있음을 확인하며, 후일 주택공급계약서 체결 시 추첨으로 지정한 동·호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정하고 있다. 피고 규약 제38조 제2항은 “조합원의 동·호수 결정은 조합이 결정한 선취 특권으로 정하였으나, 관련 법 개정 등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조합이 결정한 지정시기와 추첨 방법에 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원고의 조합가입계약과 피고 규약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동·호수 등에 관한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의무가 조합가입계약 내용과 다르게 변경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조합가입계약 내용과 같은 동·호수에 관하여 다른 사람과 새로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게 조합가입계약 내용의 동·호수를 분양해 줄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조합가입계약이 사실상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러한 사정이 원고가 조합가입계약 체결 당시 예측 범위를 초과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에게 조합가입계약 해지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의 조합가입계약이 사실상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거나 묵시적 해지되었다고 보아 이러한 사정에 의하여도 피고에게 분담금 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약정의 효력,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의 효력과 해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